2024.02.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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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발달 도움” 캘리포니아주 필기체 의무교육

미 최다 260만명 초등학생 대상
‘의무교육 채택’ 주 21개로 늘어
“필기체 시험, AI 악용 대안” 전망도

 

KoreaTV.Radio 박기준 기자 | 미국에서 초등학생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가 이달부터 ‘필기체(cursive) 수업’을 실시하며 미 초등학생의 절반 이상이 다시 필기체를 배우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28일 “지난해 10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서명한 필기체 의무교육법이 1월부터 발효돼 캘리포니아주 초등학생 1∼6학년 약 260만 명이 필기체를 읽고 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2010년대에 들어서며 각 주의 교육 공통 핵심기준(Common CoreState Standards)에서 필기체 의무교육 조항이 빠지며 필기체를 가르치는 학교가 크게 줄어들었다. 2016년 14개 주까지 감소했다가 2019년부터 다시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는 필기체 의무교육을 채택한 21번째 주가 됐다.

필기체 수업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교육담당자들은 필기체가 학생들의 인지기능은 물론 손가락과 팔 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미 헌법처럼 필기체로 쓰인 고문서나 나이 많은 어르신의 편지 등도 읽을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교육청의 레슬리 조로야 독해담당관은 “필기체를 쓰면 뇌의 또 다른 신경망을 쓸 수 있다”며 “어린이 뇌 발달을 통해 초등학습에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배우는 학생들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지역 매체들은 “상당수가 필기체 수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무교육 대상인 1∼6학년 학생들은 컴퓨터에 익숙해 필기체는커녕 글쓰기 자체도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다. 오렌지카운티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패멀라 켈러 씨는 “필기체를 왜 배워야 하느냐며 울상 짓는 학생들이 많아 ‘이걸 하면 똑똑해질 수 있어’라고 달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할수록 필기체 수업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I를 악용한 표절이나 부정행위가 늘어나면, 이를 막는 대안으로 ‘필기체 시험’을 활용할 수 있단 이유다. 다만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샤론 쿼크실바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새 시대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